한국에서 23andMe 하는 과정

처음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은 오락유전체학 (entertainment genomics) 상품인 23andMe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언론과 학계의 관심 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상당히 잘 되고 있다는 것이 제법 긍정적이죠. 이게 처음에 워낙 비싸서 정말 얼리어답터나 유전병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하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200달러에 비교적 쉽게 침을 한 번 뱉어볼 수 있는 정도가 됐습니다. 그래서 아 그래 나도 맨날 엄한 암세포나 대장균 유전자말고 내 유전자하고 좀 놀아보자 하고 마음먹고 해 보았지요~

이미 홍창범님김형용님께서 해 보셨기 때문에 조언을 얻어서 진행해 보았습니다. 미국에 막 부탁할 만한 지인이 없는 경우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인활용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

신용카드 결제하기

우선 23andMe 사이트에 가서 주문합니다. 그런데, 주문할 때 아주 큰 문제는 한국을 결제 주소로 쓸 수가 없고, 신용카드와 결제주소가 영 안 맞으면 결제가 거부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한해서는 지인을 활용하여 외국 신용카드를 써야합니다. 미국 카드도 괜찮고 일본 카드도 되는데, 저는 일본에 계신 거친마루님께 제가 침을 좀 뱉어보고자 하니 결제 한 번만 해 주십시오 하여 대신 결제를 해 주셨습니다. ^_^ (감사!) 단, $99에 1년 서비스를 추가 결제해야되게 돼 있어서 여러 번 신세를 지지 않으려면 선물세트($207)로 사는 것이 더 편하겠습니다.

23andMe 키트

키트 배송 방법

침을 담아가는 키트를 받을 때 주소로 한국을 쓸 수 없어서 지인을 활용하거나 요즘 아주 많은 배송대행 업체를 써야 합니다. 배송대행도 요새 크게 비싼 편이 아니라서 배송대행을 하기로 하고, 가격도 비교적 싸고 잔문제가 별로 없었던 세븐존이라는 업체에 보냈습니다. 오레곤으로 보내면 미국 내 세금이 안 붙는 대신 좀 느리고, 캘리포니아로 보내면 순식간에 도착하는 대신 세금이 붙습니다. 키트가 워낙 가벼워서 배송비와 대행료를 합쳐서 13000원이면 충분했습니다.

국내 통관

통관용 물품신고를 배송대행업체에 신청할 때 작성해야하는데요, 여기서 얼마로 쓰느냐에 따라서 세금이 달라집니다. 보통 통관할 때 구입한 사이트와 똑같이 생긴게 가격도 같으면 빨리 된다길래 $99로 신고했더니만 관세가 꽤 붙어버렸네요. 2개 통관에 45590원 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키트를 다시 받을 때 23andMe가 받는 가격이 $25라고 하니까, $25로 신고하면 관세도 안 붙고 좋을 것 같은데.. 다음엔 그 쪽으로 해 봐야겠네요;

침 뱉기

튜브가 도착하면 침을 모아서 잘 뱉으면 됩니다. 사용방법은 친절하게 써 있으니 그냥 그대로 하면 되고, 뚜껑에 모여있는 보존액이 충분히 침하고 섞어주고 열심히 흔들어서 DNA분해효소를 무력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튜브는 DNA Genotek의 ORAGene-DNA OG-500의 OEM 제품이 옵니다. 자세한 정보는 매뉴얼에 안 써 있는데, 특허출원내용을 보면 뚜껑에 있는 보존액의 주성분은 Mg2+를 잡아서 DNase 활성을 막아주는 킬레이팅 에이전트 (EDTA일 확률이 높지만 CDTA, DTPA, DOTA, TETA 등도 언급되어 있음)와, 단백질 구조를 풀어서 DNase를 너덜너덜(;)하게 해 주는 환원제 (2-mercaptoethanol, DTT, dithionite, ascorbic acid 등 여러가지 중 하나), 항산화제 (항산화 비타민 등), pH 유지를 위한 버퍼 에이전트 (Tris, HEPES 등 중 하나)를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상가능한 조합이지만 구체적으로 뭐라고 안 써놔서 실제로 받은 키트에 뭐가 들어있을지는 모르겠네요. DTT나 2-mercaptoethanol 특유의 냄새는 전혀 안 나는 걸 봐서는 보통 쓰는 조합은 아니거나 농도가 비교적 낮은 모양입니다.

침은 모두 2ml 뱉도록 되어있는데 최종적으로는 보존액 2ml과 합쳐서 4ml이 됩니다. 신기하게도 여기서 DNA를 뽑으면 무려 110µg 정도 얻을 수 있다는군요. (침에 DNA가 이렇게 많았다니!!)

미국으로 다시 보내기

23andMe에서 직접 샘플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고 LA에 있는 National Genetics Institute라는 의료용 유전자진단 전문 회사가 처리합니다. 그래서 침도 여기로 보내도록 주소가 되어 있습니다. 23andMe에서 미국 내 반송용으로는 선불택배를 지불해 놓았지만, 한국에서는 보낼 수 없으니까 마찬가지로 지인 활용을 할 수도 있고, 직접 보내는 것도 사실 가격 차이는 없습니다. 특히 NGI가 LA공항 바로 옆에 있으니까 훨씬 빨리 가겠죠~ (그냥 상상;;) 우체국 EMS에서 2개를 반송하는데 22000원으로 생각보다 싸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통관물품신고는 저는 홍창범님이 하신 대로 Toy, $10으로 신고하고 조마조마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공항에서 받자마자 바로 통관되는 게 크게 까다로운 것 같지는 않네요. 정식으로 하자면 보존액처리된 침 샘플은 미국 항공안전규정에서 생물학적 규제 면제 품목에 해당돼서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많은 배송업체들이 침 샘플을 다룬 경험이 거의 없어서 엉뚱하게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눈치껏 잘 하면 됩니다. ^^; 저는 EMS를 한국에서 발송하고 4일 만에 NGI에 도착했습니다.

결과

결과는 받고 나서 6주 후에 나온다고 하는데.. 전 아직 안 받아서 나중에 받으면~~ ^^;

2 thoughts on “한국에서 23andMe 하는 과정

  1. 싱가포르에서는 침 한 번 뱉는데 몇 십만원 이라는데 이정도면 뱉을만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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